날짜 : 2009년 11월 1일 일요일 오후 2시 장소 : LG 아트센터 캐스트 : 정성화, 조승룡, 김선영, 소냐, 조한철, 문성혁, 조휘, 임진웅, 정의욱 등
이벤트로 싸게 볼 수 있어서 한번 더 봤다. 다시봐도 좋았다 난. 그런데 고음에서 삑사리를 낸다고 별로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더라. 그분이 언제봤는지 모르니까 그날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넘버들 중에 멜로디 진행이 좀 튀는 부분들이 있는게 있어서 그냥 들으면 좀 튀거나 잘못하면 삑사리처럼 들릴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다. 근데 그건 곡 자체가 그런거다. 감히 삑사리가 뭐야, 노래 너~무들 잘하던데 뭐.!ㅋ 어머니가 등장하는 부분은 조금 뜬금없는거 같기도 하지만, 자식의 수의를 지었을 그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것 같더라. 개인적으로 '설휘'역은 성악을 하신 이상은씨보다는 김선영씨가 훨씬 좋았고, '링링'역은 비쥬얼이나 목소리나 소냐보다는 전미도씨가 발랄하고 천진난만한 링링 역에 훨씬 잘어울렸다. '안중근'역은 OST로 들은 느낌에 따르면, 둘다 너무 잘하지만 개인적으로 류정한 목소리는 좀더 현대극에 잘어울리는듯 싶다.
날짜 : 2009년 10월 27일 화요일 오후 8시 장소 : LG 아트센터 캐스트 : 정성화, 조승룡, 이상은, 전미도, 조한철, 문성혁, 조휘, 임진웅, 정의욱 등
1909년 10월 26일을 기리며 기획된 공연. 그러고 보니 의거일이 박정희 전대통령 시해일과 같더라. 2009년 최고의 기대작. 목이 빠져라 기다렸고, 낭독회때 부른 한 곡만 듣고서 홀딱 빠져버린 공연. 그래서 제2의 '맨오브라만차'가 되어주길 바랐던 공연. 드디어 의거 100년째 되는 날 막을 올렸고, 나는 당연히(?) 정성화 배우님 첫공을 함께했다.
기획의도에서 밝힌 대로, 안중근 의사의 역사적인 의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담은 작품이었다. 조국의 독립이 자신의 꿈이라고 외치는 안중근의사와 함께 이토 히로부미 역시 일본의 영광이 자신의 꿈이라고 외치는데, "꿈은 야망이 되고 야망은 미래가 되는 법"이라고 노래할때에는 민족의 적이 아니라 원대한 포부를 가진 한 인간의 모습이 보였다. 또 이토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조선인 설희가 영혼의 친구로 느껴진다면서 자신을 죽이려 했던 설희를 죽이지 못하기도 했다. 설희 역시 조국을 위해 게이샤로 변해 이토 옆에서 정보를 캐는 위험천만한 일을 하면서도 자신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이토를 보며 마음이 자꾸 흔들린다고 고백한다. 우리의 안중근의사 또한 "오늘이 과거가 되는 날" 두려워지는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보인다. 동지들은 또 어떻고. 왕웨이의 만두를 먹을때나, 이토를 기다리는 긴장 백배의 상황에서도 아리랑을 부르고, 제흥에 못이겨 절로 어깨춤을 추는 그들은 독립운동가이기 이전에 그냥 사람들이었다.
지난 3월 안중근의사 서거 99주기를 맞아 열린 낭독회때 불렀던 <그날을 기다리며>의 전주가 나오는 순간에는 소름이 끼쳤다. 미리 들어본 넘버는 그곡 한곡 뿐이었지만 너어-무 좋았어서 지금까지 수백번도 넘게 들었고 그래서 가장 기대했던 곡이니까. 그런데 사실, 이 곡만큼은 기대에 못미쳤다. 하긴, 미리 들었던 건 정성화 류정한, 그리고 조한철 세분이서 불렀던건데, 감히 그만큼 되기를 바란게 어불성설일지도 모르지ㅋ 곡도 조금은 바뀌었던데. 음, 조한철님은 그렇게 분장하고 있으니 전혀 다른사람같았다. 목소리 듣고서야 알았다니까~ 난 그분 목소리가 너무 좋았는데, 단독으로 부르시는 곡은 별로 없어서 서운했다.
전체 넘버 중에 <그날을 기다리며> 못지 않게 다음의 '영웅'과 안중근의사가 마지막 순간에 부르는 main theme인 '장부가'가 너무 좋았다.
타국의 태양 광활한 대지 우린 어디에 있나 잊어야 하나 잊을 수 있나 꿈에 그리던 고향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 죽어도 그 뜻 잊지 말자 하늘에 대고 맹세해본다 두려운 앞날 용기를 내어 우리 걸어가리라 눈물을 삼켜 한숨을 지워 다시 걸어가리라 어머니 어머니 서글피 우시던 모습 날이 새면 만나질까 멀고먼 고향 너무 그리워 기적소리가 우리의 심장 고동치게 하리니 조국을 향한 그리운 마음 눈시울이 뜨겁다 장부가 세상에 태어나 큰 뜻을 품었으니 죽어도 그 뜻 잊지 말자 하늘에 대고 맹세해본다 하늘이시여 도와주소서 우리 뜻 이루도록 하늘이시여 지켜주소서 우리가 반드시 그뜻을 이룰수 있도록-
류정한/정성화 두분 노래를 모두 들어봤는데, 캬- 감히 우열을 가릴 수가 없다 없어. 번갈아들을때마다 음, 이게 더 좋은데?의 반복;ㅋ
웃음이 터지는 재미있는 장면도 많았고, 기획자 윤호진씨가 방송에서 소개한대로 조명을 이용한 스케일이 돋보인 장면도 많았다. 의병단과 일본 순사들이 각각 파란 조명과 빨간 조명으로 대비를 이루며 달리는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프리러닝'을 연상하게 될거라고 했던 또다른 추격신에서 구조물들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장면도 긴장감이 넘쳤다. 하얼빈역의 기차장면 역시 무대위라는 한정된 제약조건하에서는 최대로 실감나는 효과였던것 같다. 안중근 의사가 재판을 받는 장면에서 오히려 이토와 일본의 죄목을 조목조목 따지는 장면도 통쾌했고, 사람들이 그런 안중근의사를 보며 '누가 죄인인가' 라고 노래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왼손 네번째 손가락 마디를 접고 있던 배우도 멋졌고.
아직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계시다는 당신. 잊고 지내던 당신을 100년째가 되는 이제사 다시 떠올리며, 많은 사람들이 가슴아파하며 많이 울었다. 창작뮤지컬 초연가운데에서는 단연코 높은 완성도를 보인 이 작품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뱀발. 내 옆자리엔 하지원, 뒷자리엔 이름은 모르지만 드라마/사극 등에 굉장히 자주 나오시는 중견 남자배우분(목소리 완전 크심;), 그 뒷자리 역시 이름은 모르지만 연예인..ㅋ 연예인들이 많이 왔다. 하지원언니는 인터미션때 일행이랑 패떳 출연때 얘기하더라ㅋ
날짜 : 2008년 12월 10일 수요일 오후 8시 장소 : LG 아트센터 캐스트 : 류정한, 김선영, 김소현, 김봉환, 류창우 등
지킬앤하이드를 처음 본건 2004년.
그때만 해도 뮤지컬을 그냥 좋아라 하기만 할 때였다. 류정한이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조승우가 뮤지컬을 잘 하는지 어떤지도 모르면서, 그냥 원래 뮤지컬배우였다는 이유하나로 류정한 공연을 보러갔다. 보면서도 별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어땠는지 기억에 남는게 없다. (티켓북을 보니 별 다섯개 칠해두긴 했네 ㅋ 좋긴 했나보지) 근데 곡들을 들어보면 분명히, 아주 좋아라 할만한 멜로디들이었다. 분위기도 그렇고. 그래서 이번엔 꼭 다시 보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본 2008년.
그래서요?
이 한마디로 시작한 류정한의 독무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다른 배우들도 어디 내놔도 최고라 할만큼 훌륭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내뿜는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인터벌때, "역시 본좌"라고 서로 끄덕였으니까.
내가 아는 것은 단지 보는 것뿐, 내가 보는 것은 단지 허울일 뿐
노래들은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았다. 하긴,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었으니까. 김선영의 루시도 카리스마가 어마어마했고, 영원한 엠마 김소현 목소리도 너무 예뻤다. 중후한 목소리가 일품이었던 댄버스경 역의 김봉환씨는 역시나 올슉업의 그분이었고.ㅋ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중간중간 재미있는 대사로 무게균형을 맞춰줘서 좋았다. 아주 오랜만에 그냥 좋다, 재밌다가 아니라 정말 마음을 울리는 뮤지컬을 봐서 기분이 좋다.
스릴러 뮤지컬. 잔인하고 피가 흥건하다는 무대. 그런 종류의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왠지 기대가 많이 됐다. 날씨가 쌀쌀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굉장히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무대때문에 보는 내내 으슬으슬 떨었다. 광기어린 스위니의 눈빛과 그런 분위기의 넘버들, 끼익 거리는 소리, 쨍하는 조명이 자극적이다.
곡의 넘버들은 노틀담 드 파리 등과 같이 멜로디가 아름답거나 화음이 아름답거나 하진 않다. 오히려 언뜻 들으면 불협화음 같다. 게다가 대사들도 빨라서, 내용을 상세하게 알고 갔기에 망정이지 제대로 못알아들을뻔 했다. 한국말인데도 불구하고 -_- 하지만 들어보면 알겠지만, 그리고 여러번 들어볼수록, 분위기에도 잘어울리고 좋은 곡들인것 같다.
부인과 딸의 이야기를 듣고 복수를 다짐하며 광기서린 미친 눈빛으로 변해가는 스위니의 눈빛이 기억에 남는다. 굉장히 불안해하는 눈동자도. 하지만 오리지날 영상에서 본 스위니토드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또 전체를 지배하는 아우라나 카리스마는 좀 부족한듯? 다른 배우들의 카리스마도 커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실제로 피가 튀는(이건 초큼... 애개? 하는 느낌..?ㅋ) 음울한 내용 가운데에서 러빗부인이 나오는 부분은 대부분 재미있고 웃겼다. 하지만 그녀는 18년간 기다린 사랑 앞에서 시체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대범하다. 박해미씨의 러빗부인도 볼만은 하겠다만, 홍지민씨도 너무 잘하셔서- 토비아스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음. 이 연기는 보아야 말할 수 있을듯.
2시간 50분의 긴- 공연이지만, 지루할 새 없이 끝까지 적당한 긴장감을 주었던 것 같다.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그 기대만은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공연이었음은 틀림없다. 아, 전혀 모르고 갔다가 사람들이 서는 줄에 따라 섰는데, 한정판 가사집 30번을 get!했다-ㅋㅋ
커튼콜때, 워- 와- 하던 함성소리가 류정한씨만 앞으로 나오면 꺄아악-하는 비명소리로 바꼈다. 인사하면서도 내내 스위니의 음울한 얼굴을 하던 류정한씨는 마지막 커튼콜때야 씩 웃어주더라. 그걸 보면서 왜 내가 지킬앤하이드에서 별 느낌을 못받았는지 의아했고, 쓰릴미를 보지 못한것이 안타까웠다.
좌석 tip. 인터넷 조금만 찾아보면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을거다. 3층 건물의 세트고, 이발소가 2층이기 때문에 이 공연만은 앞자리보다는 2층이나 뒤쪽이 좋을것 같다. 난 앞에서 5번째 줄이었는데, 목이 아플 정도는 아니었지만 고개 들고 봐야할 때가 매우 많았다. 그리고, 이발소 세트가 오른쪽에 많이 설치돼서,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좋다. 모르고 예매했는데, 계속 바로 코앞에서 류정한씨가 연기한다 +_+
정말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운 뮤지컬인듯. 날카롭고 찢어지는 듯한 소리 및 의자 및 천장에서 떨어지는 뼈 같은 효과로 몸이 찌릿찌릿해지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좀 떨어지고 스위니 토드가 복수하는 과정에서 사람 고기로 파이를 판다는 건 좀 개연성이 부족한 느낌. 또 난 노랫가락도 언밸런스하다고 느꼈고.
라만차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런가? 개인적으로 맨 오브 라만차보다 좀 부족했어.ㅎㅎ 라만차가 정말 최근에 본 것 중 정말 잘 만든 거 같애~ㅎㅎ
그래도 끝으로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지고, 끝에서 배우들 잔뜩 나와서 춤 추다가 주인공이 나오면 시체처럼 바닥에 쓰러지는 장면같은 건 인상깊더라. ㅎㅎ 난 좌석 팁 같은 거 전혀 모르고 3층 왼쪽 맨 앞에서 봤는데 정말 너 말대로 2,3층에 나오는 장면이 많아서 나름 괜찮었던듯.
날짜 : 2007년 8월 19일 일요일 3시 캐스트 : 정성화 김선영 권형준 최민철 민경언 진용국 외.. 장소 : LG 아트센터
일주일 넘게, 이것만을 기다려왔다. 그동안 나름 받아왔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줄 것으로선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고 기대해왔다. 그리고 그 기대는 역시나로 돌아왔고, 오히려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선물해주었다. 아 쓰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어떻게쓰던, 얼마나 길게 쓰던, 다 표현은 못하겠지만,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 기억할 수 있을만큼 모두 옮기고 싶다.
우선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을 되새겨 보자. 웅장한 서곡으로 시작하여, 우리의 세르반테스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무대가 되는 지하 감옥으로 들어오면서부터다. 지상과 단절시키던 계단이 지하감옥과 연결되고 동굴의 문이 열리면서 눈부시게 밝은 빛이 지하로 쏟아지는 장면으로 일단 첫 눈길을 확 잡아끌었다. 또한 세르반테스의 재판이 시작된 후 돈키호테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감옥안의 형틀은 주점의 탁자로, 상자들은 의자로 감쪽같이 변하는데, 문득 트랜스포머가 생각났달까-ㅋ 잠시뒤에는 그 탁자들을 두드리며 리듬을 만드는데 그 리듬도 참으로 신이났다. 처음에는 세르반테스가 펼치는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야기에 냉소를 보내던 다른 죄수들도 점점 연극에 동화된다. 오히려 배역을 맡고 싶어 하고 마지막엔 결말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신부님께 고해성사하는 장면, 산초가 알돈자에게 돈키호테가 보낸 서한을 외워 보내는 것에서도 예기치 않은 유머가.. ^^
정성화씨가 자기가 맡아왔던 배역들은 다 티미한 인물들이었다고 말한것을 본적이 있다. 정말 그가 뮤지컬에서 맡았던 역할들은 공연에 유머를 책임지는, 재미있고 약간은 어리숙하면서도 귀여운 인물들이었다. 맨오브 라만차의 매력적인 주인공에서도 문득문득 그런 그의 재미있는 모습들이 드러나서 더욱 좋았다. 나는 당신의 그 표정을 참으로 좋아한다구!ㅋ 산초의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외양간을 고친다"거나 "사랑에 미친자는 실패의 어머니"라는 식의 어이없는 명언과, 그에 대해 "너의 속담 보따리는 너무나 야무지구나!"하고 감탄해 마지않는 돈키호테를 보며 어찌 웃지 않을수 있을까!
기대했던 해바라기 장면도, 탄성이 절로 터져나왔다.
사진과는 달리, 실제로 코앞에서 본 해바라기들은 이보다 키도 더 컸고, 노란빛도 눈이 부셔서 시릴 지경이었다. 이렇게 예쁜 노란색은 처음본 것 같아.
환상속에 살던 돈키호테가 거울의 기사로 인해 자신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고 무너지는 장면에선 내 가슴도 무너졌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고 안아주고 싶었어.
그리고 세르반테스는 자신의 연극을 마무리한 후 강렬한 첫인상을 주었던 그 입구를 통해 다시 퇴장한다. 이번에는 경계와 의혹의 눈초리가 아닌, 모두의 염려와 격려의 배웅을 받으면서.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도 많았다. "당신은 미쳤어"라고 말하는 닥터 카라스코에게 "현실은 언제나 진실의 적"이라고 대답하는 돈키호테. 주점을 거대한 성으로 보면서 했던, 사람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르고 보는 마음에 따라 보이는게 달라진다는 말. 이상 없이 살수 있는 용기, 없소이다- 던 그. 밤 정원에서 하던 다짐의 말들,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리라던 다짐. 원수들의 상처도 돌봐주어야 하며 그것이 축복이라던 사람들. 고결함과 선함은 언제나 승리한다던 그. 너의 그 용기는 상상속에서만 존재하는것이냐 며 조롱하던 카라스코. 환상을 좇는 사람. 사람은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것만 보는 법이라던 그. 미친 세상에서는 현실을 바로 보는 것이 미친짓이라던 그. 겉모습은 중요하지 않다며, 나는 당신의 본연의 모습을 알고있다던 그. 하지만 레이디 돌네시아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 한번만 보아달라고도 했던 그녀. 왜 이렇게 죽느냐가 아니라 왜 살아야 하나를 고민했을 것이라는 사람들. 태어난것이 죄라던 돌네시아. 자유를 걸자던 결투. 우린 모두 라만차의 기사들입니다- 라는 그가 남긴 마지막 말.
<돈키호테>를 책으로 읽을때는, 심하게 이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돈케호테가 열불이 나서 답답하기만 했었다. 하지만 오늘은, 뮤지컬에서 신부님의 말씀처럼 그는 미친사람 이지만 어쩌면 "가장 현명한 사람"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들을 그는 알고 실천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남들은 무시하는 한 인간의 고귀한 면을 그는 발견할 줄 알았고 위의 명대사중에도 있듯이 그는 현실을 바로보고 있기도 했다.
고백하건데, 지금까지 뮤지컬을 참 좋아해서 나름대로 많이 보아왔지만 눈시울이 뜨거워 진적은 많아도 진짜로 눈물이 난적은 별로 없다. 레미제라블의 오리지날 캐스팅에서도 결정적으로 울지는 않았던 나다. 하지만 오늘은 나도 모르게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세르반테스의 연극이 시작되면서 그의 목소리가 라만차의 노老 (예비) 기사 돈키호테로 변하는 순간, 목소리도 함께 점점 변하가는 것을 들으며 소름이 돋았고 그때부터 울었다.(아아아 이부분은 몇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최고다!) 마지막에 정말 "눈이 부시도록" 피어있는 해바라기를 보면서도, 거울의 기사를 만나 돈키호테가 무너질때도, 제정신을 차렸다가 알돈자를 보고 다시 돈키호테로 돌아갈때도, 모든 배우들이 나와서 인사할때도, 기립박수를 치면서도, 마지막 다시 나와 <이룰 수 없는 꿈>을 또한번 을 불러줄때도 난몰라- 하며 계속 울었다. 특히나 <이룰수 없는 꿈> 그노래가 슬픈 멜로디나 가사가 아닌데도 난 왜그렇게도 감정이 벅차오르던지.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슬픔 견딜수 없다 해도/ 길은 험하고 험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 사랑을 믿고 따르리라/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이게 나의 가는 길이오/ 희망조차 없고 또 멀지라도/ 멈추지 않고 돌아보지 않고/ 오직 나에게 주어진 이 길을 따르리라 내가 영광의 이 길을 진실로 따라가면/ 죽음이 나를 덮쳐와도 평화롭게 되리 세상은 밝게 및나리라/ 이 한 몸 찢기고 상해도/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가네 저 별을 향하여
너무 좋았다. 노래 음악 무대 무엇보다 대사들. 지금까지도 가슴이 먹먹하다. 커튼콜을 하며 가운데에서 당당하게 조명을 받으며 가장 큰 박수소리와 아낌없는 환호성을 받는 그도 멋졌다. 이 공연이 끝날때까지 저 꼭대기 구석자리에서 나홀로 몇번이나 더 보게 될지 모르겠다.(모르지ㅋ) 이미 OST에 꽂혔음은 말할것도 없고-
"매우 세련된 두 명의 무용수들은 서로에게서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길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발견은 놀랍도록 감동적인 것이었다." -The Guardian, 영국
"눈부실 정도로 황홀한, 서로 다른 두 정신과 육체의 특별한 만남" -The Times
전설적인 발레리나 실비 길렘. 인도 전통춤 카탁의 대가 아크람 칸.
내가 이 공연을 처음 접했을때 알고 있던건 단 이 두문장 뿐이다.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잠시 찾아보면서 이 두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하나같이 찬사를 보내는 평가들. 각자의 솔로안무도 그러하지만 함께하는 2인무(파드되)에 대한 리뷰는 극찬 일색이었다. 찾아보면 볼수록 기대감은 커져만 갔고, 실비만이 할 수 있다는 6시 자세를 사진으로 본 순간부터는 그들을 얼른 보고 싶어서 몸이 달아올랐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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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공격 그리고 충격
실비 길렘과 아크람 칸의 ‘신성한 괴물들’
MAPA 3월 글|김우정 기자
20여 년 전 발레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우상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였다. 다이어리와 지갑 속에는 바리시니코프의 사진이 한 장쯤 들어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영화 <백야>에서 보여준 열 한 바퀴의 턴을 떠올리며 그를 영웅시 생각했던 때였다. 외국 무용수들의 사진을 구하기 어려웠던 당시에는 남대문 시장이나 광화문 뒷골목에서 영문판이나 일어판 잡지 <Dance>를 찾아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많이 변해도 한참 변했다. 일단 인터넷 하나 만으로 해외 발레단 사이트에 들어가는 것은 너무 쉬워졌고, 그 안에서 사진이든 동영상이든 맘껏 구경할 수 있으며, 심지어 인터넷 검색창에 ‘발레’라는 단어 하나만 쳐도 놀랄만한 분량의 발레리나 사진들이 주루륵 나타난다. 그리고 학생들은 자신들의 미니홈피에 ‘발레’라는 폴더를 만들어 수십 장 수백 장의 사진을 담아두며 감상을 하고 있다.
서론을 길게 이야기 한 이유는 바로 발레리나 실비 길렘 때문이다. 어떤 동작을 해도 절대 흐트러지지 않는 기본기와 가녀리지만 근육으로 다부져진 몸매, 그리고 곧 꺽일 듯 기가 막히게 나온 발등과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유연성에 더해진 그녀만의 풍부한 표현력을 지닌 실비 길렘은 이 시대 발레리나를 꿈꾸는 학생들의 우상이다. 인터넷을 떠돌다보면 그녀의 사진 밑에는 종종 “과연 인간인가?”라는 리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체조선수를 꿈꿨던 11세의 실비 길렘은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파리 오페라 발레학교에 입학했고, 그것은 그녀의 인생을 뒤바꿔놓은 계기가 되었다. 1981년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한 실비 길렘은 루돌프 누레예프의 후견 아래 최고의 무용수로 성장했고, 350년 전통의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역사상 최연소인 19세라는 나이로 최고 위치인 '에뚜알'로 승격되며 전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클래식 레퍼토리에서 모던 레퍼토리로 활동을 넓히기 위해 영국 로열 발레단에서 객원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세계적인 현대무용 안무가와 함께 작업하며 현대무용가로서의 활동도 겸하고 있다.
정말이지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발레리나 실비 길렘이 한국을 찾는다. 그녀가 첫 번째 한국방문에서 보여줄 영역은 현대무용이며, 이번 공연의 동반자는 영국의 현대무용가 아크람 칸이다. 지난 2004년 제7회 서울세계무용축제에 초청되며 이미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아크람 칸은 인도의 전통무용 ‘카닥’을 현대무용과 접목시켜 ‘컨템포러리 카닥’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며 현대무용계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
두 사람의 공연은 단지 두 무용가의 만남에 그치지 않는다. ‘신성한 괴물들’이라는 부제를 갖고있는 이번 프로젝트 공연은 각자의 솔로와 듀엣으로 이루어져 두 무용수가 지닌 각자의 예술관과 카리스마를 엿볼 수 있으며, 두 사람의 만남에서 생성되는 또 하나의 색다른 예술적 충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런던 새들러스 웰스 극장에서 초연된 바 있는 ‘신성한 괴물들’에서 실비 길렘과 아크람 칸은 그들의 어릴적 기억에 대해 털어놓을 참이다. 두 무용수의 무용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많이 닮았다. 어린 시절부터 무용수의 길을 걸었던 실비 길렘과 아크람 칸은 클래식(전통)과 모던(현대)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해왔고,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와 작업들을 통해 새로움에 또다른 새로움을 만들어왔다. 결국 이번 공연은 독창적인 목소리를 지닌 두 무용수의 실험정신이 탄생시킨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그램의 첫 번째인 실비 길렘의 솔로를 위해 대만 클라우드 게이트 무용단의 예술감독 린 화 민이 '실비의 솔로'를 안무했다. 특히 린 화 민은 동양의 전통 무술 등을 현대무용에 접목시켜 새로운 스타일의 현대무용을 창출한 대만의 대표 무용수로 이번 작품 역시 그의 스타일을 십분 활용했다. 이 작품에서 실비 길렘은 아시아적인 접근 방식으로 이 작품을 초연했을 당시 동양의 신비한 서정미를 완벽하게 빚어냈다는 호평을 받은 바있다. 두 번째 ‘아크람 칸의 카탁 솔로’는 카탁의 대가 가우리 샤르마 트리파티가 아크람을 위해 안무한 작품으로 빠른 스피드와 숨가쁜 호흡으로 연결되는 강한 힘을 보여줄 것이다.
이 공연을 봐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실비와 아크람의 2인무'라고 할 수있다. 실비 길렘이 지닌 유연함과 우아함이 아크람 칸의 강력한 힘과 스피드와 만나 공격과 대립을 통해 화합의 길로 접어드는 순간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서로의 무용 언어를 이해하고 서로의 몸을 이용해 새로운 문자를 형성해 나가는 과정은 두 사람을 왜 ‘신성한 괴물들’이라는 주제로 엮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되지 않을까? 두 괴물들에 의해 창조된 다양한 무용언어와 함께 음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무대인 그 신성한 곳. 그곳을 경험하는 일은 우리에게 흔히 오는 기회가 아님을 확신한다.
실비길렘. 그녀는 41세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유연했고, 힘이 넘쳤다. 항상 발레는 우아하고 여성스럽고 조심스럽다고만 생각해왔던 터라 그녀의 감정적이면서도 열정이 넘치는 1인무를 보면서 다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듣던대로 타고난 체형과 유연성을 보면서, 그리고 무대가 꽉- 차는 듯한 느낌을 받으면서, 저 사람이 발레를 하면 대체 어떨까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그녀는 춤을 추는 도중에 몇번, 환하게 웃었는데- 이렇게 말해서 조금 죄송하기도 하지만 그 웃는 얼굴이 너무 귀여우셨다. ^^
아크람 칸. 작고 힘차며 빠르다고 했다. 앞선 실비의 무대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열정적이었다. 분명히 첼로와 바이올린, 북으로 연주하는 음악은, 꼭 살타첼로의 magnum gayagum이 가야금의 느낌이 나듯, 굉장히 동양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대로 움직이는 팔다리를 제어하는 듯한 안무에는 위트도 있었다.
독백이 있은 후 2인무가 있었다. 실비는 무대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냥 춤을 추기만 하면 되었을 때는 자신의 주위에 캐릭터나 역할들이 자신을 보호해 주었는데, 이번에는 진정한 실비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했다. 실비가 발을 땅에 닿지 않고 두 사람이 한동안 함께 춤을 췄는데, 아아 하는 탄성이 나도 모르게 나왔었다ㅡ 그 전에 딱딱 끊어가며 재밌게 추던 춤에선 깔깔 웃기도 하고.
뒷부분에서 실비가 온몸으로 아름다움/행복을 느낀다는 뜻의 emerveille를 설명해주는 대목은, 두사람이 투닥거리는 것이 (물론 그것도 대본에 있는 거겠지만,) 꼭 그 자리에서 그러는 것처럼, 친밀했다- (사족이지만, 아아 역시 프랑스 사람의 불어로 말하는 목소리는, 언제나 반하게 된다.+_+)
발레건 카탁이건 어떤 춤이든, 무용에 대한 나의 사전지식은 전무하다. 보는 눈도 없다. 하지만, 오늘 본 것이 쉽게 볼수 없는, 대단한 것이었다는 건 알겠다. 괜히, 나름대로 뭔가 느꼈답시고 이렇게 뭘 적은게 부끄러울라 하네.ㅋㅋ 그래도, 내가 그렇게 느낀거니까.ㅎ
75분 내내, 앞사람에 조금씩 가리는 것도, 오죽하면 무대의 한쪽을 보느라 다른족을 놓치는 것도, 한순간순간이 아쉬웠다. 4번의 커튼콜. 그래도 남은 아쉬움. 하지만 너무나 좋은 공연을 본 후의 꽉찬 마음.
전체적으로 무대장식과 조명들이 환상적이었다. 꿈을 꾸는 듯한. 무대 저~ 뒤까지 있는것 처럼 보였던 마을 풍경. 특히, 에드워드가 킴의 방에서 보았던 그녀의 초상. 토피어리 정원에서의 춤. LG아트센터의 무대는 생각보다 작았지만, 그래서 훨씬 더 아기자기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나서 좋았다. 음- 눈을 감고 다시한번 떠올려 본다.
매튜본의 작품들에서는 주인공이 외로운 것 같다. 백조의 호수의 왕자도 그랬고, 가위손 에드워드도 그렇고. 너무도 착한 천성을 타고 났지만, 그만큼 약한 주인공. 그런데도 주변에서는 알아주지 않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가 있지만, 그 사람은 마지막에서야 그 사랑을 깨닫는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을 갈망하고, 외로워하다가 죽음을 맞거나 떠나버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작년의 백조의 호수가 쫌더 좋았다 난.ㅋ 그렇다고 이게 별로란건 전.혀. 아니고. 백조의 호수가 더 좋았던건, 왕자가 호수에서 처음 백조들을 만나는 장면과, 마지막에서 백조가 왕자를 지켜주다가 죽음을 맞는 장면이 너무 감동스러웠고 기억에 남아서 일테다. 내년에 백조의 호수가 다시 내한한다네. 꼭 봐야지 >_<
TIP 다음에 LG아트센터에서 볼때는, 사이드라도 1층에서. 공연장이 세종문화회관보다 작아서, 사이드라도 상관없겠더라. 2층은, 전체적으로 볼수있는건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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